어머니는 '어렸을때는 하고 싶은거 다 해봐야지 그중에서 제가 특별히 좋아하고 즐겁게 매달리는것이
있다면 그게 재능이겠지' 라고 생각하셨던것 같다 그렇게 자식들이 스스로 제갈길을 알아서 선택하고
흔들림 없이 걸어가도록 묵묵히 응원해 주셨다.
아이에게 성급하게 무엇을 하러거나 무엇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았던 부모님
부모님은 그것이 아이를 위하는 일이라기 보다 부모의 욕심과 집착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계셨던것 같다
가능하면 아이가 스스로 최선의 재능을 찾을수 있도록 많은것을 경험하고 생각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 는게 좋다
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가족이 나를 늘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일이다.
재능이란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가족의 관심과 사랑속에서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은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세상을 보는 눈도 따뜻해진다.
반면 부모의 조바심으로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학습의 스트레스에 눌려 고통받은 아이들은 편견에 빠지기 쉽고
세상을 부정적인 눈으로 보기 십상이다.
그리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이름에서 유래했다는 '멘토'는
현명하고 신뢰할수 있는 상담상대, 지도자, 스승이라는 의미다
'나는 머리가 좋은것이 아니다. 다만 문제가 있을때 다른 사람들보다 좀더 오래 생각할뿐이다'
칭찬의 효과
'아니, 이렇게 어린애가 벌써 이런수를 안단말이야" 이야, 고놈 대단하네'
'얘가 언제부터 바둑을 배운거죠? 뭐? 1년이 안됐어요? 야, 너 천재구나'
진심어린 칭찬과 기대는 정신을 고양시켜주는 힘이 있다. 내가 바둑에 싫증 내지 않고 프로가 될때까지 즐겁게
계속 둘수 있었던것도 바로 그런 칭찬의 효과일것이다
피그말리온효과
모든 사람들이 그런 피그말리온 효과를 경험할수 있을까?
칭찬이 모든사람에게 약이 되는건 아니다. 사람에 따라 칭찬은 치명적인 독이 되어
자만심을 심어주게 할수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같이 잠을 잘때도 죄송한 마음을 한쪽에 접어두고 새벽 한두시까지 어김없이 공부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는 강박과념이 정상적인 사고의 기능을 무력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강박' 을 버리고 '몰입' 을 선택하고 나서야 비로서 평정을 찾을수 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한국기원으로가서 오후4시부터 연구생과 바둑을 두고 7시가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지루하도록
일정한 궤도를 묵묵히 어김없이 돌았다.
'바둑은 실수를 적게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
'불치하문'
모르면 물어라. 아랫사람에게 묻는것을 부끄러워 하지 말라
내가 재능을 가진 상대를 넘어서는 방법은 노력뿐이다.
더 많이 집중하고 더 많이 생각하는 수밖에 없다.
바둑에는 '복기' 라는 훌륭한 교사가 있다. 승리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습관' 을 만들어주고
패배한 대국의 복기는 '이기는 준비'를 만들어준다
노력없이 이루어지는 결과는 없다.
나는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무의식중에 상대를 낮게 보았던 것 같다.
스스로 교만할줄 모르는것이 자만의 포석이고
아에 겸손한 척 하는것이 자만의 중반전이며
심지어 자신이 겸손하다고 착각하는것이 자만의 끝내기다
몸에 배인 습관은 의지보다 강한 법이다
승부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지만 그 우세를 끝가지 유지하는 일은 그보다 더 어렵다
일단 우세를 의식하면 끊임없는 유혹이 찾아든다.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물러나고 싶고, 상대의 도발은 무조건 피하고 싶고, 마무리를 서두르고 싶어진다
그런 유혹을 누르고 처음의 평정한 마음을 끝가지 유지하는 것이야 말로 승리의 비결이다
'붉은여왕의 효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속편 거울을 통하여
붉은여황의 나라에서는 주변세계도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나름 열심히 뛴다고 해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수가 없다고 한다. 때문에 여왕은 이렇게 외친다.
'제자리에라도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라'
변화는 필연이다. 움직임을 멈추고 정체되는 것은 퇴보다. 어설프게나마 앞으로 움직여야
나아갈길이 만들어진다. 정체를 벗어나 처음 내가 밟는 그곳이 곧 길이 된다
나는 좀 많이 구식이라. 컴퓨터 모니터를 통한 기보분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절차가 불편하긴 해도 인쇄된 기보용지를 들고 바둑위에 놓아보는것이 훨씬 좋다.
컴퓨터로는 수읽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돌을 집어서 꼭꼭 바둑판에 놓아봐야 수도 보이고 효과도 좋다.
나를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라고 여겨도 어쩔수 없지만 나는 현대의 편의성이 인간을
생각하지 않게 만든다고 여기는 쪽이다 생각하는 힘도 용불용이다.
쓰면 쓸수록 발달되고, 쓰지 않고 먼지가 쌓이도록 내버려두면 퇴화한다.
돌부처를 일으키는 힘
동료들이 '당연히 이겨야 한다' 고 기대할때 심리적으로 가장 불안해지고,
'이창호라도 어쩔수 없다' 고 포기할때 가장 편안해 진다.
'제발, 포기하지 말아줘!'
눈앞이 흐릿하다. 물수건으로 얼굴의 진땀을 닦아내고 마지막 안간힘을 쥐어짜내
승부처에 다시 몰입한다. 저 간절한 목소리를 저버릴수는 없다.
상대는 강하지만 몇번이고 넘어선 경험이 있다. 이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나를 믿어야 한다. 수가 보이지 않는것은 강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나자신에 대한 불신때문이다.
나는 약하지 않다. 거기, 전세를 뒤엎을 비장의 수가 있다 .찾아라. 찾아라.
이득고 믿을수 없는 장면이 연출된다.
나는 다른 사람이라도 된듯 강수를 연발하고 상대는 거기에 짜맞춰주듯 실수를 연발하고
구리 9단도, 칭하오 9단도 그렇게 넘어섰다.
위기십결에는 '버리라' 는 사자성어가 셋이나 된다.
'버림' 을 이토록이나 강조하는것은 자연의 섭리가 끊임없이 비우고 새롭게 채우기를 반복 하는것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채우기만을 바라기 때문이다.
어떤 그릇이든 비워져야 채울수 있다는 이치는 어린아이도 안다. 많은사람들의 실패는
그 이치를 몰라서가 아니라 알고도 외면하려는 욕심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아파도 아프지 않다.
나의 직업병은 아주 심술 궂지만 도무지 버릴수 없는 연인과 같다.
고통을 관조하는법, 아니 겸허히 고통과 친해지는 법을 안다면 극복못할 병이란 없다고 생각하낟.
동반자의 어원은 '빵' 을 같이 먹는자' 라고 한다.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는것은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득과 실은 함께 온다.
바둑만을 생각하지 않게 되자 바둑 그자체의 몰입과 집중은 다소 떨어졌지만 내 삶에 있어서이 바둑
바둑밖의 인생, 그리고 바둑으로 통하는길에 대해 숙고할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하는 일이 핵물리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 일이 얼마나 즐겁고 재밌느냐다 ' - 리차드파인먼